최근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유로존 위기, 2020년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 불확실성이 클 때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아왔죠. 그런데 이런 세계적인 변수와 별개로, 금 수요에 있어 언제나 ‘상수’로 등장하는 나라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인도입니다.
🇮🇳 세계 최대 금 소비국, 인도
인도는 오랜 세월 금 소비 1위 국가였습니다. 한때 중국에 1위를 내주었지만, 다시 왕좌를 탈환하기도 했죠. 인도 가정이 보유한 금은 약 24,000~25,000톤, 이는 미국 정부 보유량의 3배에 달하며 세계 중앙은행 9곳이 보유한 금을 모두 합친 양보다 많습니다. 이를 시세로 환산하면 약 3,500조 원이 넘는 자산입니다.
🙏 종교와 문화, 금을 신성시하는 사회
힌두교에서는 금을 행운과 번영을 상징하는 여신 락슈미와 연결 짓습니다. 이 때문에 인도인들은 특정 축제나 운이 좋은 날에 금을 구매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날이 디왈리와 악샤야 트리티야, 특히 디왈리 첫날인 단테라스에는 하루에만 수십 톤의 금이 팔리곤 합니다.
🏡 농촌 경제와 실물 자산 선호
인도는 여전히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인구가 많습니다. 이들은 은행보다는 실물 자산으로서 금을 선호합니다. 특히 **몬순(우기)**이 끝나면 농촌 수입이 늘어나 금 수요가 폭증하는 현상이 매년 반복됩니다. 강수량이 1% 증가할 때, 금 수요가 0.5%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 ‘노 골드 노 웨딩’ – 결혼과 금
인도에서 금은 단순한 장신구가 아닙니다. 결혼식에는 20g에서 최대 2kg의 금을 준비하는 게 일반적이며, 연간 결혼식 규모는 약 1,000만~2,000만 건에 달합니다. 결혼식 관련 금 소비는 전체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죠.
여기에 **지참금 문화(다오리)**도 작용합니다. 딸에게 부를 물려주는 수단으로 금이 선택되면서,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금을 모으는 가정도 많습니다. 실제로 금값 상승이 여아 사망률 증가로 이어졌다는 충격적인 연구도 존재합니다.
📉 금 수입이 만든 경상수지 적자
2012년, 인도는 경상수지 적자 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유 중 하나는 과도한 금 수입. 자국 생산량은 미미한 반면, 수입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죠. 이에 정부는 금 수입 관세를 15%까지 올리고, **‘80:20 규제’**까지 도입했지만, 결국 밀수가 급증하는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 화폐개혁이 불붙인 금 열풍
2016년, 인도 정부가 고액권을 폐지하는 화폐개혁을 단행하면서 현금 대신 금으로 자산을 옮기려는 수요가 폭증했습니다. 일부 보석상은 재고가 동날 정도였고, ‘금은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믿음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 여전히 계속되는 금 수요
2023년 인도의 금 소비량은 802톤으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앙은행도 준비금으로서의 금 보유량을 사상 최대인 800톤까지 늘렸습니다. 금채권이나 유동화 정책도 시행되었지만, 금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 맺으며: 금은 인도의 문화 그 자체
인도에서 금은 종교, 문화, 투자, 사회 시스템까지 관통하는 하나의 거대한 상징입니다. 세계 정세가 불안정할수록 금을 향한 인도인의 신뢰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고민하고 있지만, 수천 년 쌓여온 금에 대한 집착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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