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의 여행 문화잡지 **타임아웃(TimeOut)**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38곳 리스트에서 서울 성수동이 당당히 4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런던의 소호, 도쿄의 아오야마, 뉴욕처럼 패션을 좋아하는 관광객들의 꿈의 상권이라 부르기엔 아직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국내에서는 지금 가장 주목받는 도시 브랜드로 성장 중입니다.
성수동, 왜 지금 주목받는가?
성수동은 단순한 트렌디한 지역을 넘어 산업단지, 골목상권, 벤처기업, 소셜벤처, 패션 기업이 공존하는 복합 생태계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명동, 가로수길, 신천 등 전통적인 상권이 쇠락하는 가운데, 성수는 새로운 글로벌 패션 허브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건 단순한 '유명세'가 아닌 도시 브랜딩의 내실화입니다.
도시 브랜딩, 누가 만드는가?
도시의 매력은 정부의 캠페인이나 이미지 슬로건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 지역을 직접 체험한 외부인의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이 경험을 만드는 주체는 누구일까요? 바로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소상공인, 예술가, 독립 브랜드, 그리고 지역과 긴밀히 협력하는 기업들입니다.
예를 들어, 뉴욕을 문화도시로 만든 것은 단순한 도시 인프라가 아닌 뉴욕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업들입니다. 마찬가지로, 커피 도시로 시애틀이 각인된 것도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도시 전체에 뿌리내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신사와 성수동의 상호작용
성수동이 지금처럼 주목받는 계기 중 하나는 2011년 대림창고 리모델링을 통한 문화공간의 등장입니다. 이후 무신사를 비롯한 다양한 패션 기업들이 이 지역에 몰려들며, 지역과 브랜드가 서로를 성장시키는 구조가 형성됐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무신사 스토어 성수입니다. 창고의 외관과 철제 구조를 보존하며, 지역의 역사성과 콘텐츠를 동시에 담아낸 이 공간은 무신사 자체 콘텐츠는 물론, 성수동과 대림창고의 콘텐츠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복합 공간입니다.
뿐만 아니라, 무신사는 지역 소상공인과 협업하여 쿠폰 제휴, 공동 프로모션, 할인 혜택 등을 운영하며, 실질적인 지역 경제와 브랜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는 공간에 담긴다
새 건물을 짓는 대신, 성수동은 붉은 벽돌 건물의 개보수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성동구청은 리모델링 시 붉은 벽돌을 무료로 제공할 정도로 건축물의 역사성과 도시 정체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이처럼 복제 불가능한 콘텐츠가 담긴 공간은 단순한 상업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됩니다. 공간이 브랜드가 되고, 그 브랜드가 지역을 대표하게 되는 선순환이 성수동에서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성수동의 미래, 서울의 가능성
성수동은 단순한 패션 거리 그 이상입니다. 로컬 브랜드의 집합체이자, 글로벌 기업과 지역이 상생하는 실험장입니다. 이런 구조는 성수동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서울 전체로 확장 가능한 도시 모델입니다.
서쪽의 홍대, 동쪽의 성수. 두 축이 서울의 로컬 브랜드 생태계를 이끌고 있으며, 서울 패션 생태계가 이 지역들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마치며
기업이 지역을 만들고, 지역이 기업을 성장시킵니다. 무신사와 성수동의 사례는 단순한 성공 사례가 아니라, 도시 브랜딩과 지역 콘텐츠의 정석을 보여주는 교과서 같은 모델입니다. 성수동이 패션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앞으로 서울이 더 매력적인 도시가 되기 위해 필요한 힌트가 이곳에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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